여행지에서의 아침은 평소보다 늦게 찾아온다. 푹 자고 일어나 맑은 바다 공기를 들이마시며 걸어가던 길, 속초 바닷가 인근에서 찾은 작은 칼국수집 ‘금이야옥이야’. 전날 저녁부터 이미 이름을 들었던 곳이라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해볼 요량으로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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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이야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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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웨이팅 줄이 이미 길다. 늦은 아침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이곳, 대체 어떤 맛이길래 이토록 인기일까 궁금해졌다. 줄은 길지만 회전이 빠르고, 바다 근처라는 사실이 웨이팅마저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따뜻하고 얼큰한 한 그릇, 장칼국수로 아침을 깨우다
앉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주문한 건 단연 장칼국수였다. 속초에서 유명한 장칼국수답게 국물 색부터 강렬했는데, 막상 한 숟갈 떠보면 자극적이지 않고 깊고 부드럽다.
고추장과 된장이 섞인 듯한 국물은 칼칼하고 구수하며, 묵직한 감칠맛이 있다. 밀가루 냄새 없는 쫄깃한 면발이 뜨끈한 국물에 푹 잠겨 있고, 김가루와 깨, 계란이 부드럽게 풀려있어 한 입 한 입이 포근하다.
늦게 시작한 하루, 속이 허전했던 찰나에 이 한 그릇이 전해준 온기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여행지의 아침이 이렇게 따뜻하게 시작될 줄이야.

누룽지 감자전과 메밀전병 — 칼국수를 빛나게 한 친구들
함께 주문한 누룽지 감자전은 이름만 들어도 궁금한 맛이다. 일반 감자전과는 달리 누룽지의 고소함이 살짝 배어 있고, 전 전체가 바삭하게 부쳐져 있어 씹는 식감이 훌륭하다. 기름기 없이 담백해서 장칼국수와의 궁합도 좋다.
메밀전병은 메밀 특유의 향이 살아 있으면서도 너무 세지 않아 부드럽게 넘어간다. 얇고 촉촉한 전병 안에 가득 찬 속재료는 야채와 고기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며, 전병 하나만으로도 간단한 아침이 될 수 있을 만큼 든든하다.
사실 이 둘만 먹어도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지만, 장칼국수와 함께 먹었을 때의 만족감은 배가 된다. 식탁 위의 균형이 너무도 잘 맞는다.
여행지에서 늦은 아침으로 딱 좋은 한 끼
속초에 오면 흔히들 해산물을 찾지만, 그보다 더 먼저 한 그릇의 따뜻함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금이야옥이야’는 그런 아침의 허기를 가장 따뜻하게 채워주는 곳이었다. 얼큰하고 부드러운 장칼국수 한 그릇, 바삭한 감자전과 전병 한 접시로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속초에 도착하자마자, 혹은 하루를 시작하며 어디로 갈까 고민 중이라면 이곳이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속초를 찾게 된다면, 다시 한번 이 늦은 아침의 따뜻함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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