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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지_맛집 소개/서울

[맛집] 서촌 골목에 퍼지는 메밀의 향, 잘빠진메밀 이야기

by voyage_1 2025. 6. 27.

서촌의 숨은 골목 끝, 조용히 문이 열리고 나면 반듯한 한옥 풍 외관과 과하지 않은 정갈함이 눈에 들어온다. ‘잘빠진메밀’은 100% 순메밀을 사용해 면을 뽑고, 계절마다 구성되는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곳으로, 인왕산 등산 후 배를 채우고 막걸리 한 잔 하기에 너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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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빠진메밀 서촌 본점

map.naver.com

고요한 2층, 햇살과 나무 향

잘빠진메밀은 1층에서 주문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주문을 마치고 나무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햇살이 들어오는 작은 창가 자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한옥의 결을 살린 천장과 테이블, 서로 방해하지 않도록 넉넉히 띄어진 좌석들.
등산 후 피로가 가라앉기엔 딱 좋은 공간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땀도 식어가고, 무거운 다리를 의자에 맡긴 채 조용히 숨을 골랐다.

순한 맛의 정석, 순메밀막국수와 모듬전

첫 메뉴는 ‘순메밀막국수’. 100% 순메밀로 뽑았다는 이 면발은, 질척이거나 끊기는 느낌 없이 탱글탱글한 탄력을 자랑한다.
입에 넣자마자 퍼지는 구수한 메밀향. 등산 후 마신 시원한 물 한 잔처럼 속까지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육수는 진하지도, 맵지도 않았다. 자극을 줄이고, 담백함과 깔끔함만 남긴 느낌. 쯔유의 단맛과 식초의 산미가 과하지 않아 그저 ‘잘 뽑힌’ 메밀면을 충분히 음미할 수 있었다.

함께 나온 모듬전은 감자전과 고추튀김, 메밀전병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메뉴였다. 특히 ‘메밀전병’은 얇고 부드러웠다. 속은 적당히 차졌고, 겉면은 은은하게 구워져 막국수와 번갈아 먹기에 너무나 좋은 짝꿍이었다.

막걸리 샘플러, 서울에서 즐기는 작은 여행

그리고 이 집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는 ‘막걸리 샘플러’.
각기 다른 지역에서 가져온 막걸리 3종을 소량씩 맛볼 수 있는 구성이다. 잔 하나하나에 지역과 스타일이 적혀 있어, 작은 막걸리 투어를 하는 기분이었다.

입에 남는 단맛이 각기 다르고, 텁텁한 맛과 산뜻한 맛이 서로 다른 막걸리를 마시며, 막국수 한 젓가락, 전병 한 조각, 느릿한 점심이 완성되었다.

골목 끝의 쉼터, 잘빠진메밀

등산 후 피로를 씻어낸 막국수 한 그릇, 그리고 막걸리의 은근한 취기. 서촌의 골목 끝에서 만난 이 집은 마치 누군가 오래 아껴온 마음을 슬쩍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다음번에도 등산을 하고 난 뒤, 이 집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로할 때 다시 찾고 싶은 음식점.
잘 빠진 메밀 한 그릇, 그 안에 작은 쉼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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